기고/칼럼오피니언

[기고] 목회자의 길을 가기까지

▲김홍배목사
▲김홍배목사

목사 임직을 받은 지 약 5개월, 천안 복된 교회 담임목사로 임직을 받은 지 약 2개월 반이 지났습니다. 영적 사막이요 화석과 같이 굳어진 이 땅에 혈혈단신으로 천국 복음을 전파해 오신 총회장 목사님과 개척 교회 목사님들을 생각하면 나에게는 이 사명이 과분하고도 감사할 뿐입니다.

그동안 어려운 역경 속에서도 지금까지 말씀을 지켜온 사랑스럽고 소중한 그루터기 성도들, 이들이 말씀으로 새로운 힘을 얻어 싹을 내고 아름다운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하늘 전쟁의 승패는 수의 많고 적음에 있지 않고 하나님께서 손을 잡아 주시느냐 아니냐에 달려 있으므로 이들이 “진리를 찾는 자 공의를 행하는 자 한 사람이라도 찾으면 이 성읍을 사하시리라”는 하나님의 약속을 믿고 두려워하지 않는 기드온의 용사, 자기 생활에 얽매이지 않는 주의 합당한 군사가 된다면 천안 지역의 천국 복음화는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내가 목회자의 길을 가게된 것을 나를 가까이서 본 일부 몇 사람을 제외하고는 친구나 친척, 형제자매들은 물론 교회에서 같이 생활하시던 분들조차도 의외라는 반응입니다.

대부분, “그동안 힘든 군 생활 하느라고 고생했는데 모든 것을 내려놓아야 할 나이에 왜 사서 고생길을 자초하느냐”고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은 반면 “언젠가는 그런 일을 할 줄 알았다”며 새로운 길을 개척해 가는 모습에 격려와 부러움의 시선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사명자의 길을 걷고 있는 나 자신도 이곳 세광중앙교회에서 증거 되는 말씀이 성경적이며 생명력이 있고 정확하고 좋아서 말씀을 따라 신앙을 해왔을 뿐 사명자로서의 목적의식을 갖게 된 것은 최근입니다.

몇 년 전 장로회 워크샵에서 총회장 목사님으로부터 “장로들도 제사장 자격을 갖추어야 하며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는 설교 말씀과 성경적 근거를 듣고 마음속으로는 제사장의 자격을 갖추어야 한다는 의식은 하고 있었지만 목사가 되기에는 나 자신이 많은 것이 부족하다는 생각과 장로의 직분까지 받은 입장에서 나보다는 나를 지혜롭게 진리의 말씀으로 인도하였고 어렵고 힘든 군 생활을 명예스럽게 마칠 수 있도록 그동안 나를 내조해준 집사람인 박근숙 전도사가 사명을 감당하도록 적극 도와야겠다는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상황은 나를 그렇게 받아들여주지 않았습니다.

집사람이 2013년도 정기 검진에서 위암 초기 진단을 받고 위 절제수술을 받게 된 것입니다. 청천벽력과 같은 충격 속에서 다행히 항암치료는 받지 않을 정도라서 그나마 다행이었지만 본인이 받은 충격과 상실감은 당사자가 아니고서는 이해할 수가 없을 것입니다. 지난 해 수술 후 일 년차 정기 검진 결과 깨끗하게 회복되었다는 판정은 받았지만 몸이 정상적으로 적응하기에는 아직도 후유증이 있고 식사 조절 등 평생을 조심해야하기에 집사람의 건강 회복을 위해 공기 맑은 안양 수리산 자락으로 거처를 옮기기로 작정하여 중도금까지 치른 상태에서 “천안 교회를 맡아 사명을 감당할 의사가 있느냐”는 제의를 받았습니다. 목회 사역을 잘 하기 위해서는 사모의 역할이 무엇보다도 중요하기에 먼저 집사람의 의사를 물어보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박근숙 전도사는 일말의 주저와 망설임도 없이 “사명 감당해야지요”라고 말했습니다. 건강 때문에 믿음이 약해지지 않고, 믿음으로 순종하고 힘을 실어준 집사람을 위해서라도 나는 두 배로 잘 해야 된다는 생각뿐입니다.

내가 천국복음을 처음 접한 것은 ‘1989년 말, 육군본부가 있는 계룡대로 전근하고 나서부터다. 나보다 집사람은 이미 1년 전부터 이 말씀을 듣고 스스로 확신을 갖기 위해 경기도 연천군 전곡에서 서울 총회 교회까지 매주 월요일마다 성경공부를 하러 다녔습니다.

일요일마다 부대 교회에서 같이 예배를 보던 사람이 또 다시 성경공부를 하러 그것도 서울까지 간다는 것이 그 당시에는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집사람을 믿었기에 별 의심 없이 보내주었습니다. 계룡대로 이사 후부터 집사람이 더 이상 군 교회를 다니지 말고 성경을 알고 깨닫게 해주는 곳에서 신앙생활을 해보자는 제의를 해 왔을 때 나로서는 선뜻 이해가 되지 않아 “내 앞길 막으려고 그러느냐”고 나무라기까지 하고 몇 주를 미루다가 얼마나 말씀이 좋기에 저렇게 확고할까 하고 확인 차 대전교회에 따라 나선 첫날의 기억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본문 한 줄 읽고 예화와 간증, 교훈적인 설교만 들어오던 나에게 그곳에서는 비유로 기록된 본문을 설명하기 위하여 구약으로부터 신약은 물론 계시록까지 넘나들며 해당 성구를 무려 30여 구절을 찾는데 1/3도 찾지 못했습니다.

성경 66권의 제목과 순서도 온전히 기억하지 못하는 수준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뭔가 잘 못된 것이 없나 해서 확인 차 간 것인데 오히려 성경에 무지하고 무식했던 나를 발견하고 부끄럽다는 생각에 교인들이 성경을 물어볼까봐 친교시간이 두려워 바쁘다는 핑계로 도망치듯 나왔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 와서 돌이켜 보면 성경에 무지했던 것도 축복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왜냐하면 유전과 전통에 젖어 왜곡된 성경지식을 갖고 있었더라면 오히려 집사람을 핍박하거나 힘들게 하고 나도 진리를 받아들이기에 힘들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그런 사람들을 많이도 보아왔기 때문이다.

그 날 이후 아무런 거부감 없이 말씀을 들을 수가 있었으며 부대를 옮길 때마다 다행스럽게 지교회가 있는 곳으로 연결이 되어 대전, 원주, 서울, 일산, 부산, 다시 대전 지교회를 거쳐 서울로 오게 되었으며 2010년 사관학교 시절을 포함하여 만 37년간의 군 복무를 만기 전역으로 명예스럽게 마무리 짓고 그동안 미루어왔던 장자 총회 교육도 수료할 수 있었습니다.

거의 반평생을 몸담아 왔던 군, 군에서 이 진리의 복음을 들을 수 있는 기회를 갖기란 참으로 어려운 환경일 뿐만 아니라 말씀을 지키기도 쉽지가 않습니다.

지역에서 오랫동안 근무할 수 있는 부사관들이 아니고서는 장교들은 1-2년마다 부대를 옮겨야 하기에 군 외부에서 신앙생활을 할 여건이 되지 않고 부대마다 군목사들이 있고, 군 외부에서 신앙하는 자체를 이단시 하는 분위기여서 진급에 저해되는 이단 시비나 구설수가 두려워 말씀을 전해도 들을 수 있는 토양이 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이런 환경과 분위기 속에서 이 말씀을 받은 나는 축복이고 선택받은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나님과 집사람에게 감사하며 언젠가는 군에도 진리를 전파해야 할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장자총회 교육이 끝나갈 즈음 서울 총회 기드온 선교회에 먼저 가입한 집사람과 선교회장 김인기 목사의 권유로 시작된 선교회에서의 봉사 활동은 내가 사명자의 길을 걸을 수 있도록 한 귀중한 연단의 기간이 되었습니다.

여러 지교회 창립과 20여년의 목회 현장에서 겪은 다양한 경험을 통하여 농축된 김인기 목사님의 생명력 있는 말씀 증거와 “열 번 듣는 것보다 한번 증거 하는 것이 내 것이 된다.”고 주장하시며 시킨 철저한 강의 훈련, 정곡을 찌르는 강평에 단 한 번도 만족스런 칭찬을 받아보지 못했지만 오늘날 내가 단상에서 말씀을 증거 할 수 있는 큰 힘이 되었음은 부인할 수가 없습니다. 더욱이 지난 1년 여 동안 수요예배에 참석하지 못하는 천안 선교회원들을 위해 천안 선교회관에서 예배 인도를 할 수 있도록 기회를 부여해 주셔서 많은 경험과 자신감을 갖게 되었습니다.

김인기 목사님은 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길을 열어주고 기회를 주는데 주저하지 않으며 미래를 보는 안목과 강력한 추진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다른 교단에 비해 늦었지만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세계 미디어 선교회를 조직하여 천국복음이 인터넷, 전자신문, 유튜브 동영상 앱 등 각종 미디어 매체를 통하여 활발하게 전파되게 하고 교회 이미지 쇄신에 기여한 공로는 그 누구라도 부인할 수가 없을 것입니다.

이제 총회교회는 물론이고 지교회를 포함한 전 교인들이 선교회원이 되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힘을 합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머지않아 그렇게 되리라고 믿습니다.

선교회에서 얻은 또 다른 큰 소득은 전단지 배부 활동 등 전도활동을 통하여 나로 하여금 과거를 잊게 하고 나를 낮아지게 하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아는 사람이나 옛 부하들이 ‘지하철역 앞에서 말씀 전단지를 돌리는 나를 보면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부끄러워하는 마음과 남의 시선을 의식하는 것에서 자유롭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였습니다.

만약 내가 이 말씀을 만나지 못 했더라면, 총회장 목사님을 만나지 못했더라면 나는 어떻게 되었을까를 한 번 생각해 봅니다.

아마도 지금까지도 율법 안에 갇혀 종으로서, 죄인으로서 목표도 방향도 없이 장님 코끼리 만지듯이 부분적으로 알고 있는 성경 지식과 교훈에 만족하고 위안을 삼고 있거나 성장이 없고 답답하고 변함없는 믿음에 회의감을 느껴 신앙을 포기 하였거나 아니면 영들을 분별하는 지혜가 없었기에 사이비 이단에 빠져 영이 더럽혀져 있을 지도 모릅니다.

여러 가지로 부족한 저를 믿고 크고 넓은 천안 지역을 믿고 맡겨주신 총회장 목사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돌이켜 보면 오늘날 내가 가고 있는 이 길은 택함과 부르심의 역사로서 보이지 않는 손의 힘으로 이끌어 주셨고 세워주셨다고 생각됩니다. 택하심과 부르심이 없었다면 어떻게 내가 이 자리에 서 있을 수가 있을까? 왜냐하면 나 보다 더 능력이 있고 열심이 있었고 더 간절히 원하던 사람들도 많이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부르심에는 후회가 없으시다고 하셨으니 사명자의 길을 가기에는 다소 늦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나를 택하고 부르심은 분명한 뜻이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나는 부족하나 나에게 능력주시는 이 앞에 불가능은 없다고 생각하며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사신 예수님과 같이 나의 지체를 의의 병기로 하나님께 드리고자 한다.

“형제들아 더욱 힘써 너희 부르심과 택하심을 굳게 하라 너희가 이것을 행한즉 언제든지 실족치 아니하리라. 이같이 하면 우리 주 곧 구주 예수 그리스도의 영원한 나라에 들어감을 넉넉히 너희에게 주시리라”는 약속을 믿고 기록된 말씀대로 새 하늘과 새 땅, 이 땅에 그리스도의 나라가 이루어지는 그날까지 “오직 한 일 즉 뒤에 있는 것은 잊어버리고 앞에 있는 것을 잡으려고 푯대를 향하여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이 위에서 부르신 부름의 상을 위하여 좇아가노라”는 사도바울의 고백과 같이 앞만 보고 갈 것입니다.

2015.3.23. 천안 복된 교회 담임목사 김홍배

 

약력

– 육군사관학교 졸업
– 국방대학원 졸업
– 헌병감 대리
– 예장총회신학 졸업
– 대한신학대학원대학교 th.M
– 천안복된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