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 교권 세력간의 권력투쟁
문선명 사후 통일교가 심상치 않은 혼란이 일고있다. 어머니 한학자 총재의 집권 이후 재야로 물러났던 통일교 7남 문형진 전 세계회장이 반기를 들고 나선것이다.
시사저널은 통일교의 현상황을 단독으로 보도했다. 현재 교권을 잡고 있는 통일교를 문 전 회장은 이단 세력으로 규정하고 각 보직에서 해임한다는 발언을 했다는 것, 시사저널은 지난 2월8일 문 전 회장이 미국 펜실베이니아의 한 교회에서 지금의 교권 세력을 비판하며 자신이 진정한 후계자임을 주장하는 설교영상을 입수하였는데 설교라기보다는 교권 세력에 대한 일종의 해임 선포와 다름없었다. 문형진 전 회장은 “오늘은 내가 발표할 선포문을 준비했다”며 다음과 같이 ‘해임령 선포문’을 읽어나갔다.
“천일국의 만왕의 왕이신 메시아에 의해 후계자로 책봉된 나 문형진은 위의 내용을 선포한다. 참아버님의 무수한 선포문, 경전, 전통을 바꾸는 파탄적이고 이단적인 배반의 행위에 직간접적으로 동참한 아래와 같은 이들을 천일국의 모든 공적 직분에서 해임을 명한다.” 이어 문형진 전 회장은 김효율 천재원 원장을 비롯한 통일교 내 주요 인사들을 줄줄이 언급하며 ‘천일국의 모든 공적 직분에서 면함’이라고 선포했다. 그리고 자신이 진정한 후계자라고 주장했다는 것이다.
지난 3월8일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은 고 문선명 총재의 5녀 문선진씨(39)를 세계회장에 임명한다고 발표했다. 문선명 총재의 부인 한학자 현 총재 체제에서의 문선진씨 임명을 놓고 일각에선 “통일교 후계자가 결국 아들들에서 딸로 넘어가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번 임명은 통일교 후계를 둘러싸고 엄청난 파란을 예고하고 있다. 소위 통일교판 ‘왕자의 난’이 일어나는 것이 아닌가 우려하고 있다.
최근 7남 문형진 전 세계회장(36)과 내부 교권 세력 간에 권력투쟁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는데 문선진씨가 세계회장에 임명됐다고 발표되기 4일 전, 통일교는 기존 세계회장이던 문형진씨에 대해 교리 위반 등을 이유로 직무권한 정지 통보를 했다. 사실상 문형진씨를 퇴출시킨 것이다.
문형진씨와 통일교측 교권 세력 간 투쟁이 본격화 될것인가?
문형진 세계회장의 직무권한 정지 처분이후 통일교측은 곧바로 문 전 회장의 누나인 문선진씨를 차기 세계회장에 임명했다. 언론에는 8일 밝혔지만, 내부적으로 공문은 3월6일 통일교 내 주요 인사들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사 발령일자는 3월3일 이고 문형진 전 회장에게 직무정지 공문이 발신된 날은 3월2일로 되어있다.
2012년 문선명 총재가 사망한 이후 3년 만에 사실상 모든 아들들이 통일교에서 공식적으로 손을 떼게 된 것이다. 특히 문형진씨는 문선명 총재 사망 당시 실질적인 종교적 후계자로 거론되던 인물이어서, ‘잠정적’이라고는 하지만 그의 퇴출 파장은 클 것으로 보인다. 2007년 12월 통일교의 상징적인 교회이자 문선명 총재가 목회했던 용산구 청파교회 당회장으로 취임했을 때도 그는 유력한 ‘포스트 문선명’으로 거론됐다.
그랬던 문형진 전 회장이 왜 하루아침에 파면된 것일까. 현재 절대적인 권한을 행사하고 있는어머니 한씨에 밀려 독자적인 목회활동을 선언했던 문씨가 최근 본인의 후계적 정통성을 주장하면서 통일교 공직자들의 파면을 선언하며 통일교 세력의 ‘심기’를 거슬렸기 때문일까 그는 현재 교권을 잡고 있는 통일교를 이단 세력으로 규정하고 각 보직에서 해임한다는 발언을 했다. 40년 넘게 문선명 총재의 집사 및 비서로 일했던 김 원장은 한학자 총재가 직접 “모든 제도 위에 있다”고 말했을 정도로 통일교 내부에서는 ‘실세 중의 실세’로 꼽히는 인물이다.
또 문 전 회장은 “한국 교회는 이 이단 교리에서 해방됐다”는 말을 덧붙였다. 사실상 현 교권 세력을 ‘이단’이라고 규정한 것이다. 그는 이러한 해임 선포 이유에 대해 “참아버님의 후계자이며 상속자의 권한으로 신성 모독과 파탄적인 이단 행위를 일삼는 지도자층으로부터 참어머님을 해방하기 위하여”라고 했다. 여기서 참아버님은 고 문선명 총재, 참어머님은 한학자 총재를 가리킨다. 통일교 내 주요 인사들을 해임한다고 선포함과 동시에 그는 자신이 진정한 후계자이며 교권을 가진 자임을 분명히 밝혔다. 다음은 그가 해임을 선포한 후 직접 한 말이다.
“만왕의 왕의 권위와 그가 인정한 후계자 문형진, 그의 전통, 그의 경전에 충성을 맹세한다. 또 선출된 대표자는 문형진 세계회장에게 직접 보고할 것을 명한다.” 시사저널에 의하면 이날 문 전 회장의 설교는 사실상 현재 교권 세력에 대한 쿠데타이자 자신이 진정한 후계자임을 천명하는 자리였다고 한다. 그는 문선명 총재 사망 당시 현 교권 세력이 취한 태도에 대해서도 강한 비판을 늘어놓았다. “당신들은 당신의 지위와 정치적 이득을 저울질하고 있었다. 당신이 얼마나 오래 참아버님을 따라왔는지는 중요치 않다. 당신이 50년을 참아버님을 따라왔다는 말도 아무 쓸데없다.”
사태가 불거지자 통일교 측에서도 즉각 행동에 나섰다. 통일교 내 핵심 인사는 해당 영상이 나간 후 문 전 회장에게 ‘진정으로 아버님 어머님을 사랑한다면 이래선 안 된다’는 내용을 담아 편지를 보낸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결국 문 전 회장은 세계회장직 정지를 당함과 거의 동시에 면직 처리됐지만, 그는 여전히 자신이 진정한 후계자임을 주장하며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다.
문선명 총재 이후 통일교는 부인 한학자 총재 체제로 가닥이 잡힌 듯 하나 실제로는 내부적으로 복잡한 권력투쟁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통일교 핵심 관계자는 “문선진씨가 세계회장에 앉았지만 교권 세력과 문형진 전 회장 간의 다툼 등으로 더 어지러워지는 형국”이라며 걱정했다. 청와대 문건 파동 이후 검찰 수사 및 국세청 세무조사에 휘말린 통일교가 그야말로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통일교측 한 관계자는 “(선포 내용은) 문형진씨가 개인적으로 말씀하셨을 뿐 효력은 없다. 자연인으로 돌아가신 것으로 보면 된다”고 전하기도했다.
고 문선명 총재와 동등한 위치에서 한씨를 ‘메시아 하나님‘으로 신격화 하는 통일교 실세와 이에 문제를 제기하고 문선명이 생전에 후계자로 지목한 자신의 정통성을 주장하는 문 전 회장의 행보가 앞으로 통일왕국의 적잖은 분열을 예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