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대표회장 각 후보 간 정견발표를 통해 표심 저격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제23대 대표회장 선거를 위해 3명의 후보들이 보이지 않는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17일 오전 한국기독교연합회관 15층 세미나실에서 정견발표를 열었다.
각 후보들은 대표회장으로서 한기총을 어떻게 만들고, 이끌어 가겠다는 정견발표와 자신들에게 쏟아지는 각종 의혹과 질문에 답변했다.
정견발표는 후보자들에게 순번대로 각 5분간의 시간이 주어졌다. 먼저 기호 1번 엄기호 목사는 “한기총에서의 풍부한 경험을 본인의 장점으로 내세우며, 하나님의 지지와 신뢰를 받는 한기총으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하겠다”며 “한국교회를 향한 무수한 도전과 호도하는 억측성 보도들로 인해 기독교의 근간을 흔드는 숱한 사회적 이슈들에 대해서 적극 대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또한 “동성애, 할랄식품, 종교인과세, 테러방지법, 이슬람종교, 이단 세력 척결 등에 적극 대처 하겠다. 저출산 고령화시대의 복지정책의 연계문제와 나눔과 섬김의 역할에서도 주님의 뜻을 대변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더불어 엄 목사는 ‘통일 선교 정책’에 대해 “시·군과 힘을 합쳐 성명 운동을 펼쳐나갈 것이며 북녘 땅에 있는 우리 동포들에게 인도적인 지원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두 번째 정견발표에 나선 서대천 목사는 “세속화에 물든 교회를 비판하고, 한기총이 세속이 아닌 소망으로 거듭나도록 각성기도회를 1~2개월에 한 번씩 열겠다”며 “한기총 설립정신으로 돌아가 하나가 될 수 있도록 ‘군소교단’이라는 말 자체를 뿌리 뽑겠다. 한기총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청계천 광장 등에서 크리스마스 페스티벌을 5일간 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더불어, “한기총을 중심으로 대국민 사랑운동을 전개하고, 한기총 아카데미를 세워 무너져 가는 청소년을 살리는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정견발표에 나선 김노아 목사는 “한국교회 연합기관이 통합되어 하나가 되어야한다는 것은 절대적으로 동의하지만, 한교연과 한기연, 한기총의 통합이 시급한 것이 아니다”라며 “28년의 전통으로 한국교회의 대표연합기관이 분열된 원인부터 치료하고 난 다음, 통합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목사는 특히 “신천지의 교세가 20여만명에 이른 것을 염려하고, 신천지 대책을 최우선으로 세워 한국교회가 더 이상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하겠다”고 확신했다.
또한 “군소교단의 권익이 보장되는 7.7정관 개정과 한기총 회관 건립을 위한 30억 기금 마련을 위해 재단법인 설립을 통한 한기총 공유자산을 만드는 정책 합법화, WCC와 동성애 반대, 한기총 회원의 회비 납입 의무 완수와 대정부 관계를 원활히 하는데 전력을 쏟고, 법률적 다툼이 없는 한기총으로 이끌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선관위가 각 후보들에게 △한기총과 한기연 통합문제 △4개월 대표회장직 수행 △동성애, 종교인과세, 차별금지법 등에 대한 공통된 질문을 했다.
각 후보들은 한기총과 한기연 통합에 대해선 세 후보 모두 공통적으로 한기총이 중심이 되는 통합을 말했다. 이들은 우선 탈퇴했던 교단들이 한기총으로 복귀를 하면 간단하게 처리될 문제로 내다봤다.
짧은 대표회장직 수행에 관해선, 서 목사는 대각성구국기도회, 크리스마스 페스티벌, 대한민국 사랑회복운동 등 기도만이 아닌 구체적인 일들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회관건립을 위한 재단법인을 설립해 공유재산을 확실히 만들어가고 한기총의 재정이 넘치도록 남겨두어 후임이 개혁을 완수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엄 목사는 한기총 내부결집에 전념하겠다고 말했다.
동성애와 종교인과세, 차별금지법 등 이슈에 대해선 세 후보 모두 반대를 외쳤다. 모든 정견발표가 끝나고 각 후보들의 각종 의혹에 대해 기자들의 질의응답이 있었다.
먼저 김 목사는 앞서 7월 26일 종교개혁 기념행사를 한 것이 선거관리규정 9조 1항에 위배된다는 지적과 목사 안수를 받았는지 등에 대한 질의가 오갔다.
이에 김 목사는 종교개혁 기념행사를 한 것이 선거법에 위배된다는 주장에 대해 “행사가 아닌 수요예배를 드린 것이기에 선거와 관련이 없다”고 답변했고, 목사안수 부분은 “대한예수교장로회 정통총회 박복경 목사로부터 안수를 받았다”고 밝혔다.
서 목사에게는 계속해서 의문시됐던 모 호텔에서 모임과 총대들에게 수십만 원이 든 돈 봉투가 오간 사실이 있는지 날 선 질문이 던져졌다.
서 목사는 이에 대해 본인은 한기총 총대들과 아는 사람이 없으며, 그러한 이야기에 오히려 당혹감을 감출 수 없었다며, 만일 돈을 뿌린 증거가를 가져온다면 1억을 주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서 목사가 ‘총대들을 모른다’는 발언이 오히려 “4개월 대표회장을 수행하면서 어떻게 연합활동을 전개할 수 있겠는가”라는 반론에 부딪혔다.
엄 목사는 자신이 운영하는 교회의 재정적 어려움이 있는 가운데, 어떻게 한기총을 이끌어갈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이 나왔다. 이에 관해 엄 목사는 4개월 이끌어 가는데 몇 백억이 드는 것도 아니고, 다른 곳에서 어떻게든 충당해올 것이라고 장담했다. 오히려 엄 목사는 “빚이 있다는 것도 능력”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