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칼럼오피니언

바보야, 문제는 교회의 성적 거룩함이야!

▲김상득 전북대철학과교수
▲김상득 전북대철학과교수

동성애 문제로 한국 교회가 몸살을 앓고 있다. 그래서 동성애의 원인이 무엇이며, 동성애가 윤리적으로 허용가능한가를 두고 찬반 논쟁이 계속 되고 있다. 하지만 동성애의 원인은 과학의 영역이기에 성경에 근거하여 그 답을 얻을 수는 없다. 또 동성애의 윤리는 말 그대로 윤리학의 영역이다. 물론 기독교 윤리학적 접근이 가능하지만, 이는 이미 특정 윤리를 전제한 논의이기에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 자에게는 설득력이 없다. 그러니까 동성애의 윤리는 어떤 윤리를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그 옳고 그름이 달라진다. 그런데 윤리의 선택은 윤리학의 영역이 아니라, 세계관의 영역이다. 자살의 윤리를 예로 들면, 공리주의 윤리설에 따르면 자살은 얼마든지 옹호될 수 있지만, 칸트주의 윤리설에 따르면 그렇지 않다. 하지만 공리주의와 칸트주의, 두 윤리설 가운데 어느 것이 맞느냐의 물음은 윤리학의 영역을 넘어선 세계관의 영역이다.

동성애의 윤리도 마찬가지이다. 근본적으로 동성애는 세계관의 물음이다. 물론 세계관은 다양한 영역에 적용되지만, 적어도 다음 세 가지 물음은 세계관에 의해 그 대답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첫째, 인간 노력으로 성취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은 무엇인가? 둘째, 돈으로 살 수 있는 것과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은 무엇인가? 셋째, 자율적 합의로 허용되는 것과 그렇지 못한 것은 무엇인가? 이 세 물음을 우리는 성에 대해서도 던질 수 있다. 성은 돈으로 살 수 있는 문제냐, 그리고 두 사람의 자율적 합의의 문제냐? 그렇다고 말한다면 성매매도 허용될 수 있고, 또 동성애도 가능할 것이다. 그런데 이 물음은 결코 과학적 사실의 문제나 윤리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관의 문제요 신앙의 문제이다. 성경이 하나님의 뜻이 아니라고 말하기 때문에 우리는 동성애에 반대한다. 그렇기 때문에 성경을 삶 내지 윤리의 유일한 표준으로 받아들이는 한, 동성애 자체에 대해서는 손을 들어줄 수 없다.

그러면 사회의 동성애 옹호 움직임에 대해 그리스도인은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가? 일부 목회자들은 동성애가 하나님 뜻에 어긋나기 때문에 동성애 축제나 동성애 허용 법률 제정에 대해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심지어 물리적 힘을 동원해서도 막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성경에 기록된 인류 역사를 보면 동성애는 비단 오늘날만의 문제가 아니다. 구약시대 소돔과 고모라성은 물론이고 신약시대에 들어오면 고린도에서도 동성애는 존재하였다. 그런데 성경을 주의 깊게 읽어보면 하나님은 당신의 자녀가 동성애를 행하는 것을 문제 삼지, 이방인이, 하나님을 믿지 않는 세상 사람들이 동성애에 빠지는 것에 대해서는 문제 삼지 않는다. 하나님의 눈은 그 자녀에게 집중되어 있다. 그러니까 하나님께서는 이러한 동성애적 음란이 하나님의 교회에, 예수 믿는 공동체에 침투해 들어오는 것을 경고한다. 하나님은 그 자녀가 음행을 일삼는 것을 내버려주지 않으신다. 예수님도 버가모교회에 대해 발람을 교훈을 쫓아 음행을 일삼는다고 책망한다. 세상은 원래 하나님을 믿지 않기에 음행에 빠질 수밖에 없다. 물론 그리스도인은 세상의 빛이요 세상의 소금이지만, 이는 어디까지 선한 행실을 통해, 아니 세상의 이러한 음행에 물들지 아니하고 성도의 거룩함을 지켜나감을 통해서이지 결코 물리적 폭력으로 맞서 싸우라고 성경은 말하지 않는다.

따라서 동성애 관해 그리스도인이 취해야 할 근본 태도는 여기에 물들지 않고 성적 거룩함을 지켜나가는 일이다. 그리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성경적 세계관으로 무장한 정치인을 길러 이를 허용하는 법률을 제정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하나님의 자녀가 아닌 자들이 이렇게 하는 것을 물리적으로 맞서 싸워서는 아니 된다. 동성에는 성적 타락의 하나의 현상이요 결과이지 결코 성적 타락의 원인이 아니다. 이런 면에서 보면 동성애 현상은, 닭 울음이 베드로로 하여금 예수 부인을 회개하도록 촉구하였듯이, 우리들로 하여금 성적 타락을 회개하도록 촉구하고 있다. 동성애를 두고 우리는 교회 내로 관심을 돌려야 한다. 세상을 향해 동성애 반대 운동이 아니라 성도들로 하여금 성적 거룩함 운동을 전개하는데 교회는 일차적 목적을 두어야 한다. 음행이 만연하면 하나님이 심판한다. 심판은 하나님 손에 달려 있다. 동성애에 대한 심판은 하나님 몫이고, 성적 거룩함을 지켜나가는 일은 성도의 몫이다. 그렇다고 동성애자를 교회가 배척하라는 말은 아니다. 죄인 공동체인 교회는 죄는 미워하데 죄인은 미워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