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교연 ‘3.1운동 105주년 메시지’
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 송태섭 목사, 상임회장 김노아 목사, 조성훈 목사, 홍정자 목사, 이영한 장로, 사무총장 최귀수 목사)는 3.1운동 105주년 메시지를 통해 민족의 자유와 평화, 정의를 위해 일제와 맨몸으로 싸운 선열들의 숭고한 희생과 헌신을 기억하며 하나님께 모든 영광 돌렸다.
한교연은 “105년 전 3.1운동은 일제 침략으로 주권을 잃은 우리 민족이 세계만방에 자주 독립 의지를 천명한 위대한 역사적 사건”이라며, “당시 민족 대표 33인이 탑골공원에 모여 ‘독립선언서’를 낭독한 것을 기점으로 ‘대한 독립 만세’의 거대한 함성이 전국에 울려 퍼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교연은 “3.1만세운동은 한국교회와 기독교인들의 기도와 의지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당시 독립선언서에 서명한 민족대표 33인 중 16인이 기독교 대표였으며, 3.1운동을 점화한 48인 가운데 24인이 기독교인이었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고 밝혔다.
이런 사실에 대해 한교연은 “당시 우리나라 인구가 1,600만~1700만 명에 기독교인 수는 1.3∼1.5%인 20만 명에 불과했다는 점에서 참으로 놀라운 기록이 아닐 수 없다. 특히 3.1만세운동을 주도한 지도자의 35%, 체포․투옥된 인사의 20%가 기독교인이었다는 것은 기독교가 당시 3.1운동에 얼마나 위대하고 선한 영향력을 발휘했는가를 잘 말해 준다”며, “그 일로 인해 한국교회는 일제로부터 숱한 환란과 고난을 당했다. 대표적인 것이 경기도 화성 제암리교회 교인 집단 학살 사건이다. 일본군은 발안 장터에서 일어난 만세시위 주동자를 색출한다며 교인들을 교회당 안에 가두고 불을 지르고 총격을 가해 19명이 교회당에서 사망했다. 가까스로 탈출한 2명도 총검을 찔러 잔혹하게 살해했다”고 기억했다.
이뿐 아니라 한교연은 “무수히 많은 교회 지도자들을 체포 투옥하고 고문했다”며, “이중 많은 이들이 잔혹한 고문을 견디지 못해 순교했다. 일제가 이처럼 교회 지도자에게 모진 고통을 가한 이유는 나라 잃은 민족의 영적 정신적 지주가 바로 교회였기 때문”이라며, “일제는 3.1만세사건 이후 한국교회에 더욱 혹독한 박해를 가했다. 그로 인해 주기철 목사 등 수많은 믿음의 선배들이 ‘일사각오’의 신앙을 지키다가 끝내 순교했다. 하나님은 이들이 흘린 피와 눈물을 보시고 마침내 1945년 8월 15일, 일본 제국주의에 패망을 안기고 조국 광복의 기쁨을 우리에게 선물하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교연은 “한 알의 밀알이 땅에 떨어져 30배, 60배, 100배의 결실을 맺으리라 하신 주님의 말씀처럼 믿음과 신앙의 절개를 지킨 순교자들이 흘린 피 위에 오늘 한국교회가 굳건히 서 있다”며, “일제강점기의 박해와 6.25 전쟁의 폐허위에 한국교회가 이룬 눈부신 부흥 성장은 다른 말로는 다 설명할 수 없는 하나님의 은혜임을 고백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한교연은 “3.1운동 105주년은 오늘의 한일 관계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당시 일본은 제국주의의 총칼이 지배하던 나라이다. 일제는 우리나라 뿐 아니라 중국과 동남아시아, 태평양 국가들에 씻을 수 없는 전쟁 범죄를 저질렀다. 그러다가 미국의 원자폭탄에 모든 것을 잃은 패망국이 되고 말았으니 모든 것이 ‘사필귀정’이라며, ”지금의 일본과 과거의 일본이 똑같다고 할 수는 없다. 당시는 천황이 지배하던 군국주의 국가였다면 지금은 민주주의에 입각한 입헌군주국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과거가 다 사라지고 덮어지는 것은 아니다. 특히 과거에 저들이 저지른 죄과에 대해선 무한 책임의 굴레 위에 있음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한교연은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후 한일 관계는 그 어느 정부 때보다 미래지향적으로 변모하고 있다. 그렇지만 모든 허물이 한 순간에 덮어지는 것은 아니”라며,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해야 할 일은 진정으로 뉘우치는 참회이다. 합당한 배상은 그 다음”이라고 했다.
그런데 한교연은 “일본은 과거 우리 민족에게 저지른 죄과를 감추고 덮으려고만 할 뿐 진정한 반성의 자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독도에 ‘다케시마’라는 이름을 붙여 국제사회에 영유권을 주장하는 것만 봐도 일본은 여전히 과거에 멈춰 있다. 전범의 위령패가 있는 신사에 정부 각료들이 매년 참배를 하는 것도 전쟁범죄를 저지른 국가로서 해서는 안 될 2차 가해 행위”라며, “우리는 한일 관계가 진정한 동반자 관계로 발전해 국제사회와 인류의 평화와 공영에 이바지하게 되기를 바란다. 특히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과거의 아픈 상처가 장애물이 되지 않도록 두 나라의 불행했던 과거를 치유하는 일에 일본 정부가 진정성 있는 자세로 임해야 할 것”이라고 요청했다.
더불어 한교연은 “시선을 우리 안으로 돌려보면 한국교회는 130년 선교 역사에서 가장 큰 위기를 맞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한국교회의 교세는 반 토막이 난 상태입니다. 설상가상으로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 절벽’이 교회의 미래를 위태롭게 하고 있다”며, “한국교회는 오래전 분열의 아픈 상처를 가지고 있다. 초대 대통령 이승만 장로는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라는 말로 국민을 전란의 위기에서 건져냈는데, 한국교회는 반대로 ‘뭉치면 죽고 흩어지면 산다’를 실천하며 사분오열, 분열을 거듭하고 있다. 105년 전 기독교 지도자들은 불교, 천도교 등 종파를 초월해 3.1만세운동에 앞장섰는데 작금의 교회 지도자들은 교권을 쥐기 위해 교회와 교단, 연합기관을 가르는 일이 다반사”라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한교연은 “과거 한국교회가 민족과 국가에 등불이 되고 희망이 되었던 건 희생과 헌신 때문이지 군림과 자아도취가 아닐 것이다. 하나님의 진노가 당장 발등에 떨어지지 않는다고 안도할 때가 아니란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며, “먼저 교회지도자들부터 변화해야 한다. 그래야 한국교회도, 나라도 살아난다. 3.1운동 105주년을 맞아 한국교회가 믿음의 선열들이 보여준 자기희생과 헌신의 자세로 결단해 교회를 다시 일으키고, 사회와 국민 가슴에 희망과 신뢰를 심게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바랐다.